지난 호에서 우리는 저탄소 식품과 로컬푸드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러한 식품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식품의 생산과 이송과정에서 야기되는 환경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어떠한 방식으로 식품을 구매하고 소비해야 할까요? 농산물 원물이나 일부 가공식품류(면류, 두부류 등)를 제외하고 조리된 냉장/냉동식품이나 식당에서 사용하는 원재료의 경우, ‘친환경성’을 판단할 수 있는 인증표시가 아직은 없습니다. 그리고 소매단계에서 원재료의 친환경성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포장재’입니다.

생산지나 도매단계에서도 포장재가 쓰이지만, 대량으로 이송하기 때문에 종이 박스나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있는 플라스틱 박스 등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소매단계에서는 이들을 소분하여 소포장합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간편식품류(냉장/냉동식품)나 배달 식품에서도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의 포장을 활용하게 되죠. 

최근 UNEP 보고서에 따르면, 가능하다면 식품폐기를 고려하더라도 포장재 없이 판매하거나 재사용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의 영향이 큰 식품(예, 육류)의 경우에는 식품의 폐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포장재 사용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전과정에 걸친 환경영향 중 식품폐기 단계에서의 영향이 큰 잎채소류의 경우에는 포장재 자체의 영향보다 보존기간을 늘려줄 수 있는 포장재가 환경에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식품의 특성에 따라 ‘친환경 포장재’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죠.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판단하기엔 꽤 복잡합니다.

반찬가게나 배달 이용 시 발생하는 일회용 용기는 재질 변경이나 감량 외에도 다회용기 사용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여 포장/배달하고 소비자가 사용 후 반납하면 이를 세척한 후 다시 식당으로 가져다주는 서비스 도입이 필요합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다회용 배달용기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소비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가능한 포장재 없이 식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환경부는 친환경제품을 판매하는 ‘녹색매장’의 개념을 확대하여 식품을 포장재를 없애거나 줄이는 ‘녹색특화매장’을 지정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내부자료에 의하면 현재 서울 6개소, 부산 2개소, 광주 1개소, 제주 3개소, 경남진주 3개소, 충남 당진 1개소 등으로 총 16개의 녹색특화매장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제로마켓’을 지정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이러한 무포장, 혹은 소분가게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아니면 재래시장에서 포장없이 구매해보세요.

둘째, 플라스틱보다는 종이와 같은 바이오 소재로, 용기포장보다는 랩이나 비닐류로 사용량을 줄인 포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가 더 잘 알 수 있도록 환경영향이 더 적은 포장을 평가하는 ‘친환경 포장’에 대한 인증표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